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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 part 1

btpoint 2024. 12. 5. 08:14

미국은 자유무역을 지켜주기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해 왔다. 하지만 이제 미국은 경찰국가 역할을 더 이상 맞지 않으려 한다. 각국은 이제 각자도생해야 한다. 미국이 없는 정글에서 각국의 지정학적 가치가 드러날 것이다.

영토의 지리적 가치

1.자급자족하며 잉여생산을 할 수 있는가?
외부로부터 끊임없이 식량과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한다면, 공급자들이 해당 국가의 목숨줄을 쥐고 있다.
2. 외부의 침입으로부터는 지형적으로 안전한가?
산이나 바다, 강 등으로 둘러싸여 외부의 침입이 쉽지 않아야 한다
3. 내부는 물길과 육로로 잘 연결되어 있나?
외부의 침입은 어렵되, 내부는 촘촘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그래야 생산성이 극대화된다.
 
미국
미국은 1,2,3을 모두 갖춘 유일한 국가다. 미국은 엄청난 자원과 식량을 자체 생산할 수 있다. 미국의 무역의존도는 GDP의 15%를 넘긴 적이 없다. 바다로 가로막혀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자유롭다. 캐나다나 멕시코는 지형적으로 나뉘어 미국을 침입하기 어렵다. 미국 내부는 다른 국가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천혜의 물길이 발달해 있다. 미국에서 온난한 기후의 강 길이는 모두 14,650마일이다. 중국과 독일은 2,000마일, 프랑스가 1,000마일이다. 물길을 이용한다면 미국인들은 운송비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엄청난 자원과 식량생산 그리고 저렴한 물류비 때문에 미국은 엄청나게 생산적이고 효율적이다. 미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부유해진다. 미국이 만들어내는 태생적인 부 때문에 정치인들이 실수를 해도 국가는 치명상을 입지 않는다.
 
고대문명
문명이 탄생한 곳들 또한 1,2,3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그중에 핵심은 2번 외부의 침입을 막을 수 있는 지형이었다. 이집트 문명은 나일강 하류의 범람원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범람원 위에서는 천마일 사방을 내려다볼 수 있었으며, 범람원 밖은 모두 사막이었다. 이집트뿐만 아니라 세계 3대 문명 인더스, 메소포타미아 강 유역 또한 사막이 문명을 보호했다. 낙타를 길들인 침입자들이 사막을 넘나들기 전까지 고대 문명들은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안전을 유지하며 풍요를 누렸다.
 
원양항해의 시대
이베리아 반도의 스페인과 포트투갈은 유럽의 빈국이었다. 그들은 자원이 부족하여 어쩔 수 없이 해상무역에 나서야 하는 입장이었다. 나침반과 직각기(천체와 수평선 사이의 각도로 위도를 측정)는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원양항해 시대가 열리자 이들은 식민지를 개척하며 세계의 강대국으로 부상했다. 하지만 이들의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북해의 험난한 환경에서 뛰어난 항해술을 터득해 온 섬나라 영국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지리적인 한계로 강대국은 지역의 맹주에 그쳤다. 세계의 패권국가는 원양항해 기술로 등장했다.
 
독일의 부상
베를린은 유럽을 주요 지역이 물길을 통해 모두 연결되는 곳이다. 산업이 융성할 수 있는 완벽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는 외부의 침입 또한 매우 수월하다는 뜻이다. 오래전부터 수많은 세력이 독일을 침략했고 간섭했다. 독일은 독립된 국가를 이루기 어려웠다.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독일을 바꿨다. 독일은 1840년에 전국을 철도망으로 연결하고, 비약적인 산업발전을 이루어낸다. 영국이 150년 걸린 산업화를 독일은 40년 만에 이루어낸다. 독일 국민들은 역사적으로 유래를  찾을 수 없는 풍요를 경험한다. 경제적 성공은 내부결속력을 키우고, 독일은 전쟁의 자양분을 모은다. 독일은 악역이지만 1차, 2차 세계대전의 주연이었다.
 
브레튼 우즈 체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미국 뉴헴프셔 브레튼우즈에 미국을 포함한 각국의 수뇌들이 모였다. 이 자리에서 전쟁을 승리로 이끈 미국은 패권국으로서의 권리를 선포하지 않았다. 유럽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미국이 모두를 지배하하는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대신 미국은 세계의 경찰을 자임했다. 미국은 자유무역을 보장하고 미국시장을 모든 국가에게 개방했다. 그 대가는 오직 소련 공동체에 참여하지 않는 것뿐이었다. 미국은 경제적 뇌물로 국가들을 포섭하려 했다.

브레튼우즈 체제 아래서 태평성대가 시작되었다. 브레튼우즈 체제 이전까지 자유무역은 오직 패권국들만이 누릴 수 있었던 혜택이었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 무역은 약탈을 부를 뿐이었다. 미국이 전 세계의 항로와 육로를 보호하기 시작하자 각국의 생산성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물자가 부족해서 늘 가난에 시달리던 한국과 일본 같은 국가들은 미국의 보호 아래 무역으로 부를 축적했다. 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은 더 이상 전쟁과 약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시장을 자유롭게 개방한 미국은 그 대가로 엄청난 무역적자를 안게 되었다. 미국과 상관없는 한국과 베트남 전쟁에도 참여해야 했다. 동맹국들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새로운 세계질서
90년대 소련이 붕괴하자 미국은 이전처럼 동맹국들은 필요가 없어졌다. 2000년대 후반 셰일가스가 개발되면서 미국은 더 이상 중동문제에도 개입할 필요도 없어졌다. 미국은 이제 국제사회의 경찰국 위치에서 조금씩 물러나고 있다.

역사적으로 해양세력은 대륙국가들이 서로 경쟁하며 국력을 낭비하는 상황을 즐겼다. 이제 미국의 입장도 그와 같다. 
이제 미국은 오히려 다른 국가들의 적당한 분란을 즐긴다. 
 
인구문제
농업사회에서 자녀는 무료로 부릴 수 있는 노동력이었다. 생산가능한 잉여농지가 있는 곳에서는 지속적으로 인구가 늘어났다. 이제는 아니다. 자녀는 비용이 되고 있다. 산업이 발전하는 방식에는 세 가지가 있다. 수출주도 성장, 자본주도 성장 그리고 소비주도 성장이다. 소비할 수 있는 인구는 성장의 중요한 원동력이다. 생산가능 인구의 저축은 자본주도 성장의 밑바탕이 된다. 인구는 성장의 중요한 자원이다. 하지만 오늘날 거의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생산성이 있는 젊은 인구를 잃어가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 은퇴 초기에는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는다. 문제는 은퇴자들이 아르헨티나,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 장만해 둔 콘도에 짐을 푸는 순간이다. 인구문제는 서서히 발생하고 고치기 어렵다. 잘못된 인구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6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미국은 선진국들 중에 인구문제가 없는 유일한 국가다. 민족중심의 국가들은 인구문제를 이민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전통적인 국가들은 이민자를 외부인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셰일가스
경제가 발전하고 성장하면서 미국은 한때 에너지를 수입해야 했다. 자체 생산으로 에너지 소비를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은 중동문제에 개입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셰일가스로 미국은 충분히 소비하고도 수출할 수 있는 잉여 에너지를 가지고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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